배운 꼴통
이 사람도 이곳에서 논문이라는 것을 쓰면서, 논문 맨 앞에 부치는 논문초록이라고 하는 것을 써보았다. Abstract 라 불리는 이것은, 내가 논문을 제출한 대학에서는 350자 이하로 쓰게 되어 있는데, A4 한 페이지가 찰까 말까 한 짧은 글이다. 짧은 글은 금방 쓰지만, 긴 글은 어렵게 쓰리라, 짧은 글에는 적은 수고가, 긴 글에는 많은 수고가 들어가리라는 세간의 가정과는 달리, 써본 이는 알겠지만, 정말 쓰기 힘든 것, 노고를 필요로 하는 것은, 긴 것보다는 짧은 쪽이다. 지도교수님께서 얼마나 이 Abstract를 까다롭게 생각하시는지, 이 350자를 몇 번 고쳐 썼는지 모른다. 수백 번이라면 거짓말이고, 수십 번이라면 참말이겠으나, 수십 번이라는 구절에, 이 사람은 만족을 못하겠다, 그만큼 고생을..
2010. 1. 21.
전우익 선생님
11월 19일, 어제는 전우익 선생님 기일이었다. 한때의 유명작가, 농부-작가, 지금은 작고하신 이 분을 기억하여, 그 사모하는 마음을 다시금 마음에 새겼던 이는 아마도 많지 않을 터이다. 하워드 진 같은 미국인에게 소로우가 마음속으로 모시는 분으로 남아 있는 것과 똑같이, 한국인에게는 먼저 살았던 어떤 한국인이 그 마음에 모시는 분으로 남아 있어야 하리라. 하워드 진이 해월 최시형 선생을 마음속에 모시며 산다고 말하면 우리가 다소간 의아할 것처럼, 한국인 중 뉘 있어 소로우를 마음에 모시고 산다고 말한다면, 이 말을 듣는 미국인은 좀 의아해할 것이다. 존경하는 이, 마음속에 모시는 이는, 생존해있으면 더욱 좋고, 아니면 작고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다시 말해 내가 한 “현대적 경험”을 어느 정도 함께 ..
2010.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