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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디그로쓰> 출간 저자 요르고스 칼리스, 수전 폴슨, 자코모 달리사, 페데리코 데마리아 역자 우석영, 장석준 출판사 산현재 傘玄齋 코로나 팬데믹과 글로벌 기후 위기로 상징되는 지구 생태 위기, 국가 간 · 국가 내 불평등 심화.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치명적 문제들이자 위험 요소들이다. 부유한 북반구 국가들은 코로나 · 기후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가난한 남반구 국가들은 탄소 배출을 수반하는 경제성장이 긴요하다. 이 난국을 해결할 길이 과연 있을까? 기후 파국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 저자들은 말한다. 성장 강박에서 벗어나 성장 속도를 늦추고 적정 수준에서 경제 규모를 유지 · 관리하며 새로운 번영 사회를 이루는 것, 즉 디그로쓰(DeGrowth, 탈성장, 성장 지양)의 길만이 기후 파국을 막고 불평등을 해소하며 새로운.. 2021. 9. 6.
탄소 근대사가 필요하다-조효제 <탄소사회의 종말> 외 주와 참고문헌만 약 100면에 이르는 조효제의 《탄소사회의 종말》(2020). 지금 우리 시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다. 탈탄소의 수평 전환과 탈성장의 수직 전환의 병행이라는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고 (자세한 논의는 그러나 없다) 전환을 위한 제1의 과제로 ‘관점 세우기’를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기본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중요한 대목 ‘관점 세우기’에서 일본과 서구에 의한 근대 이식(근대화) 과정, 근대사회로의 체제변형 과정에서 백년 넘게 누적 형성된 전 사회적 행복관, 사회발전관, 가치지향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핵심적인 사항에 관한 논의가 놀랍게도 누락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울리히 브란트가 말한 ‘제국적 생활양식’을 착실히 수용한 한국이 어떻게 이것에서 벗어날 것인지에 관한 논의.. 2021. 7. 23.
우리가 모르는 지구의 보물, 새들은 안다 -김재환 1. 대한민국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은 자신의 책 《한국통사》(범우사)의 첫머리에서 조선의 지리를 다룬다. 지리만 두고 보면 “조선은 동아시아의 이탈리아”라고 서슴없이 말하면서 저자는 조국의 강산에 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하지만 박은식은 이탈리아와 비교해 이 나라가 단연 월등하다고 할 만한 한 가지 지리생태 요소에 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1910년대 중국 땅에서 망국의 한을 품고 한국사 원고를 집필하던 박은식에게 남에게 내주고 만 모국 땅은 육신의 고향을 넘어 영혼의 고향이었을 것이다. 찾아가 만나야 하는 어머니와 고향이라는 이데아는 바로 조선 땅에 있었다. 그런 그가, 모성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서해와 갯벌을 주목하지 않았던 건, 적이 안타까운 일이다. 20세기가 저물 .. 2021. 7. 20.
윤석열과 이재명의 기후위기 대책 섭씨 40도에 노출될 때 사람과 사람의 하루는 어떻게 되는가? 2006년인가, 2007인가, 시드니에서 38-9도까지 치솟아 하루 종일 쇼핑센터에 대피해 있다가 밤 10시에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그토록 뜨거운 밤 10시는 좀처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밤과 새벽, 오전과 오후 전체가 열기에 녹아내리던 기억. 열기라는 큰 방 속에 들어가면, 나올 방도란 없다. 너무나 거대한 방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예측된 대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는 변이바이러스를 낳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기후 사태와 중첩되어 나타날 것이다. 두 흐름이 교차하는 교차지대-지옥이 지구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라는 예측들. 그리고 그 교차지대가 이 나라 어느 지역이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 문재인 정부, 원해서가 아.. 2021. 7. 12.
나희덕, <예술의 주름들>(마음산책, 2021) 나희덕 선생님의 《예술의 주름들》(마음산책)을 펼쳤다. 1부의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찢긴 대지를 꿰매다. 내가 편집자였으면 이 1부의 제목을 책 제목으로 하지 않았을까? 살펴보니, 1부의 제목은 레베카 솔닛의 걷기론에서 가져온 것이다. 걷는 사람은 길이라는 실로 찢긴 대지를 꿰매는 바늘과도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대지를 찢었을까? 그건 석유라고 해야만 한다. 석유가, 석유의 변형체인 아스팔트가 대지를 찢었다. 걷기는 석유문명으로 치달았던 삶을 참회하고, 잃어버렸던 것을 회복하려는 기도의 몸짓이자 실행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소중하다. 1부는 생태적 인식과 실천을 담았다는데, 3부가 눈을 끌어당긴다. 자코메티와 마크 로스코 그리고 글렌 굴드를 다룬 글들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손은 자코메티를 .. 2021. 7. 12.
내가 생각하는 환경운동 환경운동을 먹고 살 만한 자의 운동, 또는 한가한 자의 운동이라고 생각할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기후니, 탄소니, 산림청의 30억 그루니, 채식이니 동물권이니, 당장 하루하루 살기에 바쁜 사람이라면, 눈 돌리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한 나는 “사람이 우선이고, 사람 외 자연은 그 다음”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으니, 사람 아닌 것“까지도” 생각할 정도로 여유 있는 자의 운동이 환경운동이라는 생각도 그리 기상천외한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전부 현실의 오해,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에게 환경운동이란, 나 스스로 인간다움을 움켜쥐어 ‘짐승’(불교의 맥락에서의 짐승이지 권리의 주체로서의 동물이 아니다)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 2021.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