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의 예술, 인간과 예술
인류세적 맥락에서는 예술 역시 진지한 재고 대상이다. 비대해진 기술권을 구성하는 모종의 과잉 물질 중 예술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날 예술은 (상품, 에너지, 편의 기술물, 쓰레기, 오염물, 기술화석과 더불어) 범람하는 사물에 속한다. 기술권의 비대화가 문제라면, 그것에 기여하는 과생산된 예술도 문제일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 체제 속에서 예술과 디자인이 상품, 테크놀로지, 이산화탄소의 초과 생산(범람)을 지속하는 심미적 도구로 동원되어 왔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소비자가 아닌 당대인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소비자의 심미적 감각을 자극하거나 그것에 호소하지 않는 상품·기술품이 하나라도 제작되고 있을까? 예술의 전문 영역으로 여겨지던 아름다움과 디자인은 그간 상품·기술품 제작 영역에..
2026.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