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일, <기후정의선언> (마농지, 2020)
사람은 각자 자기만의 소우주에서 살기 마련이다. 같은 시공간에 산다고 믿지만, 그건 믿음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그렇게 각자의 지붕 아래 살던 이들이 어느 날, 일개의 바이러스로 인해 한 지붕에 모이게 되었다. 이제 각자는 더 이상 각자가 아니었고, 모두가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압력을 받으며, 공통의 단어들, 즉 봉쇄(lock down), 격리(quarantine) 같은 단어들을 자신의 언어로 받아들였고, 바이러스와 면역, 박쥐와 천산갑에 관한 공부를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로 받아들였다. 코로나의 지붕이 하나의 작은 지붕이라면, 기후(위기)가 만들어낼 지붕은 거대 지붕이어서, 그 지붕은 태양에 비교할 만하다. 우리가 언제 바이러스나 면역에, 숙주동물에 지금처럼 해박했던가? 앞으로 수년 내에 온실가..
2021.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