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안의 야크
친환경, 필환경, 이코프랜들리(생태친화), 자연친화. 다 좋은데, 이런 말 쫓기, 개념화하기는 사실, 자연의 것이 아니다. 자연에 가하는 불필요한 해(damage)를 가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섰다면, 저런 말들도 다 내던지는 게 좋다. 내가 앞으로는 친환경적으로 살겠다, 자연친화적으로 살겠다, 이런 마음은 좋은 것이나, 그걸 자꾸 표현하려 하고 확인하려 하는 것은, 반-자연적임을 알아야 좋겠다. 굳이 자신의 발심을 자타에게 보이겠다고 언어를 찾는다면, 자연의 흐름에 맞추겠다는 것, 자연과 어긋남이 없게 한다는 것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자연과 어긋남이 없는(자연동화의) 삶, 그런 게 과연 2021년에도 가능할까? 는 이런 질문과 답변을 우리의 눈귀에 들려준다. 부탄의 이 산골마을(루나나, 해발 48..
2021. 3. 11.
악의 평범성
죽어 명예를 얻은 이의 시집이 아니라 20년을 반지하 방에 살고 있는 어느 현역 시인의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건, 좋은 일이다.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아 “요절”하고 마는 숱한 시집들과 나란히 두고 보면, 이것도 흉측한 풍경이 아닐 수 없겠으나, 전체를 조망하는 그런 똑똑한 시선을 거두고 소박한 시선으로 다시 보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기자가 글을 잘 쓰기도 했겠으나, 어떤 근거로 그가 “세상이 불치병에 걸렸다”고 하는지, 과연 나 자신은 “그 평범한 악”의 주체는 아닌지, 알아보고 싶은 내심들도 클 것이다. 하지만, 기사를 봐서는 세상이 걸린 불치병의 내용이 거의 드러나지는 않는다. 무엇이 불치병이고, 무엇이 악일까? 기사에 적혀 있기론, 광주학살 피해자와 세월호 피해자 등에 대한 ..
2021.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