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41

1900년의 종로 가로등과 2023년의 ChatGPT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으로 변신을 꾀했던 조선이 망한 해는 1910년이 아니다. 공식적으로는 그렇고, 최종적으로는 그렇지만 결정적인 해는 일본이 (조선의 잠재적/형식적/가상적 보호국) 러시아를 쓰러뜨린 해인 1905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1904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 조선 점령은 무척이나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전개된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정말이지, 야금야금, 이라는 표현이 동원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1904년이 분기점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조현상이 일찍이 있었다. 이미 1890년대 중반부터. 2023년은 어떤 해일까? 1900년 당시 조선인에게 1910년의 최종적 망국이라는 미래가 보였을까? 그때도 선각자들은 그걸 예견했겠으나, 그들은 뭘 했던 걸까? 에도 나오지만, 1900년 당시 한성 .. 2023. 4. 29.
우석영 프로필 산책하는 사람.산에 가는 사람. (등산 말고 유산한다)나무/연필 중독자.책 중독자. 지구철학자. 비평가이자 작가. 글을 짓고 다듬는 사람. 아빠이자 남편. 조리하는 사람. 초보 가드너. 유동나무, 동류실주인(桐柳室主人), 겸산(兼山) 같은 별칭도 쓴다.함께하는 곳: 산현재(기획위원).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전문가회원). 환경철학회. 슬로푸드한국협회. 생태문명원(연구위원). 생태적지혜연구소(학술위원) 등   『기후 돌봄』 (공저),  『기후위기행동사전』 (공저),  『불타는 지구를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걸으면 해결된다 Solvitur Ambulando』(공저), 『숲의 즐거움』, 『21세기를 살았던 20세기 사상가들』 (공저),  『동물 미술관』, 『철학이 있는 도시』, 『수목인간-나무.. 2023. 4. 29.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다(2023. 4. 27) 어제 ‘점진주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말인즉,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말은 안 나왔지만, 혁명도 커다란 점진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점차, 차츰, 조금씩. 하나씩, 하나씩. 엊그제(2023. 4. 27) 개정된 동물보호법(1991년 입법되어 누더기가 되어 있다. 너무 잦은 개정으로.) 역시 그렇게 보면 웃을 수 있다. 동물보호법은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동물을 학대하는 야만에서 벗어나자는 것이고, 그런 반인간적=반문명적=반생명적 상태(그런 악행, 그런 악행의 방조, 그런 악행을 막지 못하는 윤리적 범죄)에서 우리 모두를 구원하자는 것이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한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다. 1>[비인간]동물을 허가, 면허 등 없이 임의로 죽일 수 없음을 명시. *.. 2023. 4. 29.
윤-한의 뒷배. 한국의 일곱 가지 질병 윤석열-한동훈 정권의 칼춤 추기가 날이 갈수록 거세다. 정희진의 지적(아래 프레시안 기사 링크 참고)대로, 윤-한 정권은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5년 후 또는 중도 퇴진 후 생존 전략으로 민주당 궤멸이라는 한 길에 매진 중이다. 그런데 이 윤-한 커뮤니티는 꽤나 자신감이 있는 모양새이다. 10/29 이태원 참사에 책임이 큰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모르쇠 방침인 것도 뱃속에 든 은근한 자신감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무엇이 윤-한의 자신감을 채워주는 것일까? 윤-한의 뒷배는 무엇일까? 몇 가닥 추려보면 이럴 것이다. 1. 내부권력. 권력욕으로 똘똘 뭉친 검찰 집단의 파워블록이라는 것. 2. 1946년 경부터 미군정과 더불어 시작되어 대한민국의 정통.. 2022. 12. 13.
이번 화물 연대 파업을 바라보며 이번 화물 연대 파업을 보며 드는 생각을 나눠본다. 1. 이번 화물 연대의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이 1조원에 달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11. 30 연합뉴스) 출하차질규모가 1.6조원이라는 뉴스도 나왔다. (12. 1 서울경제) 거꾸로 보면, 이 사실은 화물 노동자들이 한국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핵심 주체들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 경제의 진정한 주역은 여전히 산업 현장에서 뛰는 피와 살을 가진 노동자들이다. 자본주의라 불리는 우리의 현실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수많은 노동자들, 즉 피와 살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선명히 보여주어서, 나는 화물 연대 노동자 분들이 너무도 고맙다. 2. 이번 파업이 오늘부로 9일째 이어지고 있다. 철강, 조선, 자동차, 시멘트, 건설, 전자 등 여러 산업 부문이 막대.. 2022. 12. 2.
화두: 아름다움 (1) 윤석열과 이상민과 오세훈, 박희영 등과 10.29 참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발생한) 피해에 관한 책임과 피해라는 프레임이 전부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나는 오히려 아름다움의 붕괴[소멸. 부재]가 둘을 잘 이어준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의 부재나 빈곤 그 자체라는 형이상이 인간이라는 형이하의 형태로 나타난 윤 아무개. 그리고 질서라는 공공 이익(공공선)의 아름다움을 방기한 저 이상민 등. 바로 이 아름다움의 폐기/방기/부재/빈곤 상태가 수많은 아름다움의 붕괴로 이어졌다. 정치란 단순히 사회 내 갈등을 조절하는 행동이나 사회 내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만은 아니다. 정치란 추악에 맞서 아름다움을 보호하고 보전하고 새롭게 빚어내는 행동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폐허화되는 지구를 목격하는 우리로서는, 인간.. 2022.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