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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영 산문

화두: 아름다움 (1)

by 유동나무 2022. 11. 17.
 
 

윤석열과 이상민과 오세훈, 박희영 등과 10.29 참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발생한) 피해에 관한 책임과 피해라는 프레임이 전부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나는 오히려 아름다움의 붕괴[소멸. 부재]가 둘을 잘 이어준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의 부재나 빈곤 그 자체라는 형이상이 인간이라는 형이하의 형태로 나타난 윤 아무개. 그리고 질서라는 공공 이익(공공선)의 아름다움을 방기한 저 이상민 등. 바로 이 아름다움의 폐기/방기/부재/빈곤 상태가 수많은 아름다움의 붕괴로 이어졌다.

 

정치란 단순히 사회 내 갈등을 조절하는 행동이나 사회 내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만은 아니다. 정치란 추악에 맞서 아름다움을 보호하고 보전하고 새롭게 빚어내는 행동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폐허화되는 지구를 목격하는 우리로서는, 인간 생명의 아름다움이라는 제일의 이익이 침손되는 현재로서는 아름다움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정치가 절실하다. 그러려면 잔존하는 공공선의 아름다움을 지켜내고, 침식당한 공공선의 아름다움을 되찾는 전투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을날에만 볼 수 있는 숱한 아름다운 물질들이 우리에게 그런 전투에 나서라고 부르짖고 있지 않은가. 저 무수한, 알록달록 무너지며 일어서는 잎들에서, 드넓은 가슴처럼 대지에 자신을 펼쳐내는 갈대와 억새들에서,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