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자급자족)의 대가 존 세이무어의 자립 기술 실용서는 조선어로 번역이 안되어 있다. 왜 그런지는 내사 모르지. 하지만 다행히도 오우치 마사노부의 책은 번역이 되어 있다. 2017년 출간. 스도쿠 책도 내고 헬리콥터 책도 내는 매우 요상야릇한 출판사 보누스에서 나왔음. 솔직히 오늘 처음 보고는 곧 바로 샀다! 아니 살 수 없었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 바로 알아보는 눈 정도는 나도 있다.
저자는 전동 공구와 대비되는 손 도구를 예찬하며 이렇게 쓰고 있다.
“필요 이상으로 목표에 쫓기는 일과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생활은 다르다. 시간을 들여서 얻을 수 있는 발견과 즐거움이 무궁무진하다.”
그러고 보면 삶이란 시간을 다루는, 시간과 관계를 짓는 기술의 터득, 실천이자,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한 전투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 전투에서 아예 이탈해서는, 그 시간을 정말로 최대화한다. 어떻게 이것을 할 수 있을까? 고집. 결단력. 용기(자신감). 공부하는 끈기. 이런 것들 말고 필요한 게 더 있다. 남다른 실력(기술 하나). 그게 뭐든. 하지만 존 세이무어는 그런 특출난 기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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