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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다.

김정숙 <밥상 아리랑>(2020, 빨간소금)

by 유동나무 2021. 2. 14.

 

조선 사람들. 푸른 눈 가진 사람들이 만든 노벨상에 집착하지 말고 조선어 문학상 제정하고 조선어 문학 대전을 하면 좀 좋나? 북. 남. 연변. 그리고 해외 교포 모두 참여해서 기량을 겨뤄보면 좋지 않나? 1/3, 1/4 짜리 김수영 문학상이니 동인 문학상이니 받아서 뭐하누? 조선어 전체 문화의 성숙에 북한, 연변 문학이 기여한 바를, 나랑 모어를 공유하는 그들의 성취를 나는 알고 공부하고 싶다. 신채호 전집을 펴낸 연변대학교 조선문학연구소를 나는 남한 대학교 문학 연구소들보다 더 높이 산다.

음식도 마찬가지. 섬 같은 곳에 갇혀 고려 때부터 이어져온 민족 식 전통의 오직 일부만을 접하고 죽는 원통함이  있을까 나는 두렵다.

<밥상 아리랑>은 북조선을 “우리나라”라고 부르는 재일교포 김정숙의 글(북조선 식문화 기행문)을 남한 사람 차은정이 번역한 것이다. 북조선의 언어나 말 풍속은 거의 배울 수 없지만, 북조선 식문화, 식풍속의 면면은 얼추 엿볼 수 있다. 세상에나! 이렇게나 볼품 없는 문장이라니, 이렇게나 품졸한 문장에 이렇게 좋은 정보가 담겨 있다니. 검색 없이 들어간 어느 촌구석 식당, 촌티 줄줄 흐르는 사발에 담긴 진미 같은 책이랄까. 대동강 쪽으로 올라가 대동강숭엇국과 옥수수 막걸리만 냉큼 먹고 귀가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내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