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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River 샤워하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습관이 있는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르다가 자연스럽게 "문 리버"로 옮겨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떤 뮤지션을, 그 뮤지션의 특정 앨범을 찾아서 듣는 것도 좋지만 특정 노래를 찾아서, 여러 버전을 즐기는 것도 음악과 함께 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나이든 것인가 젊은 시절엔 콧방귀도 끼지 않았을 "문 리버" 또는 "달의 강"이 나는 좋다. 좋아하는 두 가지 버전의 곡을 소개한다. www.youtube.com/watch?v=GOSpO7qfzpc www.youtube.com/watch?v=SKIFrPn0m4c 2021. 3. 28.
곰의 고독-다케우치 세이호, 아서 테이트 늘 누군가 곁에 없어 외롭고, 남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좋아요’에 늘 신경을 쓰는 우리 인간들과는 달리, 곰은 하늘 아래서 외따로, 의연히 살아가는 동물이다. 이 녀석들만큼 비-사회적인 동물도 우리 지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서, 곰들은 제각각, 고독하게, ‘살아가기’라는 과업을 수행한다. 수컷의 경우, 엄마 뱃속에서 나와 2년 정도(18개월~20개월)가 지나면 독립하는데, 암컷과 사랑을 나누는 기간인 약 1개월을 제외하면 줄곧 독거생활을 고집한다. 이에 비해, 암컷은 가족생활의 기간이 다소 길다. 마음을 줄 수컷을 만난 암컷 곰은 수태 후 약 2년간 새끼들을 길러내며 공동생활이라는 특별한 삶을 산다. 하지만 곰의 평균 수명이 약 26년이라 하니, 26년 중 2년은 그리 긴 세월도 아니다. 새끼들이 슬하.. 2021. 3. 22.
박주원, Oblivion (박주원 1집) 내가 좋아하는 한국 음악인. 김도균. 한국에 오면 김도균의 공연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도 그 공연에 가보지를 못했다. 2014년에 한국에 왔는데, 아직도... 유튜브에서 김도균과 박주원의 즉흥 기타 잼 연주를 보고는, 박주원에게 매료되었다. youtu.be/Bh2A5gnMndQ?list=PLK2L3JeEZp1V-1JzvSlOXahl8ODNd9o4p 2021. 3. 19.
교실 안의 야크 친환경, 필환경, 이코프랜들리(생태친화), 자연친화. 다 좋은데, 이런 말 쫓기, 개념화하기는 사실, 자연의 것이 아니다. 자연에 가하는 불필요한 해(damage)를 가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섰다면, 저런 말들도 다 내던지는 게 좋다. 내가 앞으로는 친환경적으로 살겠다, 자연친화적으로 살겠다, 이런 마음은 좋은 것이나, 그걸 자꾸 표현하려 하고 확인하려 하는 것은, 반-자연적임을 알아야 좋겠다. 굳이 자신의 발심을 자타에게 보이겠다고 언어를 찾는다면, 자연의 흐름에 맞추겠다는 것, 자연과 어긋남이 없게 한다는 것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자연과 어긋남이 없는(자연동화의) 삶, 그런 게 과연 2021년에도 가능할까? 는 이런 질문과 답변을 우리의 눈귀에 들려준다. 부탄의 이 산골마을(루나나, 해발 48.. 2021. 3. 11.
조병준, <퍼스널 지오그래픽>(수류산방, 2021) 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책. 온통 사람 이야기로 가득하니까. 아닌가? 어쩌면 이라는 제목이 더 낫겠구나. 그가 전하는 사람엔 장소가 끼어 있고, 그가 거닌 장소에는 사람이 묻어 있으니.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지 않은가? “스쳐지나가는 자에게 보이는 건 풍경뿐이다. 그 풍경 속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표정으로 살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207쪽) 이 단 두 문장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집약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는 풍경의 심부로 들어가 사람을 만나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인 것이다. 아니,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그는 사람 이야기로, 세상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그래, 그러니 이라는 제목이 더 나을는지도. 조병준. 그는 왜 그리 사람을 많이 만났고, 사람 이야기를 많이 .. 2021. 3. 6.
근대화 결혼을 하든 말든, 아이를 낳든 말든, 동성애를 하든 말든, 성전환을 하든 말든, 그 사람, 그 개인의 선택에 대해, 그 사람의 그러한 삶에 대해 축하해줄 것이 아니라면 입을 다무는 것, 입 다물고 그 선택과 삶을 충분히 존중하는 것. 각자가 각자를 자기(정체성)결정권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 이것이 될 때 비로소 한국사회는 그토록 염원하던 근대화(modernization)를 성취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그런 사회의 성숙에 '근대'라는 라벨을 붙일 필요가 있을지는 또 모를 일이다. 지구의 약자들(자연물과 남반구의 빈국 노동자 농민들)을 부단히 착취하며 결국엔 과다 탄소 배출로 지구 시스템의 안정성마저 뒤흔들고 만, 유럽 발 악독한 기생충 문명이 이른바 '근대' 문명의 하나의 결정적 면모이.. 2021.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