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를 부르는 이름은 많지만, 한나라당보 (한당보) 정도가 그 중 온건하니 적합한 말이 아닐까. 한나라당보의 좌파 담론 수준은 10세 지성, 초등지성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이 초등지성의 시각에서 보면, 친북, 사회주의, 공산주의, 좌파, 민노당, 진보신당, 노무현 정권의 개혁적 성향의 집단 등은 거의 동일한 범주의 비슷한 말들에 다름 아니다. 그리하여 뭉뚱그려 좌파라 하면 그렇게 모두를 싸잡아 하나로 부르고자 하는 내심의 욕망을 딱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당보는 사태를 호도하여 좌파가 한국 사회만큼 기세등등한 곳이 없는 것처럼 그리면서 좌파의 사회정치세력화를 차단하는 데 기여한다. 문제는 이러한 초등지성이 이 문제, 이 담론에 관한 한당보 독자의 지성 수준을 초등수준으로 하향평준화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향 평준화된 시민들은 자기 가족들의 지성 수준 역시 하향 평준화시킨다. 전 국민이 이렇게 다 하향 평준화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수가 하향 평준화된다. 조선일보의 문제는 결국 지성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그 반지성적 태도에 있다.
조선일보의 편집국 식구들이 이 문제를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 문제만 예외로 하고 (이 문제만은 절대로 문제 삼지 말 것을 전제로 하고), 다른 섹션에서 최고의 지성 수준을 유지하려고 갖은 힘을 쓰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반지성성은 잘 은폐된다. (하지만 이 은폐가 언제까지 가랴.) 어찌하랴 조선일보를. 어찌하랴 초등지성을.
2008.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