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
내가 찾는 이는 먹물쟁이는 아니다. 그렇다고 먹물이라면 질겁을 하는 흙투성이 농투성이도 아니다. 그 카테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찾는 이는 사랑받아본 적이 있는 이, 어린시절이 있는 이, 그리하여 사랑할 준비가 된 이, 어른 될 준비가 된 이, 사랑할 줄 아는 이, 어른 된 이다. 사랑 이외엔, 다 無로구나, 거저 줌 이외엔 다 虛로구나, 사랑의 경험 이외에 참 기쁨의 샘이란 없구나, 이런 걸 어렴풋하게라도 알기 시작한 청년이다. 청년이란 무엇인가. 초발심자다. 그런데 초발심시 편성정각이라 하지 않던가. 정각에 이른 이가 초발심을 떠나랴. 그런 이치로 어른은 늘 청년이다. 내가 찾는 이는 청년이 된 청년, 청년으로 사는 어른이다. 우리는 뉘나 밥 먹고 똥 싼다. 우리는 뉘나 문맹은 아니다. 하니..
2009.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