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는 이는 먹물쟁이는 아니다. 그렇다고 먹물이라면 질겁을 하는 흙투성이 농투성이도 아니다. 그 카테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찾는 이는 사랑받아본 적이 있는 이, 어린시절이 있는 이, 그리하여 사랑할 준비가 된 이, 어른 될 준비가 된 이, 사랑할 줄 아는 이, 어른 된 이다. 사랑 이외엔, 다 無로구나, 거저 줌 이외엔 다 虛로구나, 사랑의 경험 이외에 참 기쁨의 샘이란 없구나, 이런 걸 어렴풋하게라도 알기 시작한 청년이다. 청년이란 무엇인가. 초발심자다. 그런데 초발심시 편성정각이라 하지 않던가. 정각에 이른 이가 초발심을 떠나랴. 그런 이치로 어른은 늘 청년이다. 내가 찾는 이는 청년이 된 청년, 청년으로 사는 어른이다. 우리는 뉘나 밥 먹고 똥 싼다. 우리는 뉘나 문맹은 아니다. 하니 먹물쟁이는 흙으로 가 흙을 배우고, 흙투성이 농투성이는 먹 들어 의견도 내자. 편갈이하고, 나눔두려는 이는 나의 벗, 나의 지기, 내가 찾는 이가 아니다.
- "청년을 찾는다"
이것은 2009년 2월 6일의 제 일기 중 한 대목입니다.
2009년 9월의 어느날 찾던 청년들을 찾았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만행"이더군요.
"만행" 바로가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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