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자본주의 문화/생활 그물망
글이란 원래, 촉발되는 것이다. 혹은 발아되는 것이다. 촉발(발아)점은 지금 방금 열어본, 지난 수요일, 레디앙에 올라온 글이다. 일단 필자가 무슨 이야길 하려는지 보기 위해, 그 글을 읽어보자. (글 내 강조는 필자.) 이 글은 일독의 가치가 있는데, 일단 오문이 없고, 명쾌하게 씌어졌다. 사실 이 정도 쓰면, 기본은 되어 있는 것이라 봐야 한다. (그러나 이 기초잡기도 실은 어려운 것이 아닐까 - 그것은 비문들이 버젓이 출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김우창 선생의 [자유와 인간적인 삶] 앞부분에서 또 그것을 발견했다. 생각의나무, 김우창 버전도 이럴진대, 다른 곳을 말해 뭣하리. 산문은 본디 어려운 것이다. ) 이것은 아무려나, 아래 글을 먼저 읽어주시고, 이어지는 필자의 코멘트를 다음에 읽어주시면..
2009. 9. 27.
만행
내가 찾는 이는 먹물쟁이는 아니다. 그렇다고 먹물이라면 질겁을 하는 흙투성이 농투성이도 아니다. 그 카테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찾는 이는 사랑받아본 적이 있는 이, 어린시절이 있는 이, 그리하여 사랑할 준비가 된 이, 어른 될 준비가 된 이, 사랑할 줄 아는 이, 어른 된 이다. 사랑 이외엔, 다 無로구나, 거저 줌 이외엔 다 虛로구나, 사랑의 경험 이외에 참 기쁨의 샘이란 없구나, 이런 걸 어렴풋하게라도 알기 시작한 청년이다. 청년이란 무엇인가. 초발심자다. 그런데 초발심시 편성정각이라 하지 않던가. 정각에 이른 이가 초발심을 떠나랴. 그런 이치로 어른은 늘 청년이다. 내가 찾는 이는 청년이 된 청년, 청년으로 사는 어른이다. 우리는 뉘나 밥 먹고 똥 싼다. 우리는 뉘나 문맹은 아니다. 하니..
2009.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