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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와 기후 참사 이번 이태원 참사는 참사, 참사라기보다는 참사라고 명명돼야 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당시 상황이 일종의 무정부 상태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욕망(이번 경우엔 이동하고자 하는 욕망)이 한꺼번에 분출 · 쇄도해 일종의 동맥경화 현상을 보였지만, 이걸 조정해줄 조정자(정부)는 없는 야만적 상태. 이번 사건에서 우리는 공적 이익과 질서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공공적 주체라는 것이 (특정 상황에서) 개인 각자의 안녕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너무도 큰 희생을 치르며 확인한 셈이다. 애초부터 조정자(정부)가 없었기에 일어날 가능성이 지극히 높았던 비극. 이런 점에서, 이번 참사는 조정자의 뒤늦은, 미비한 대응이 더 큰 문제였던 세월호 참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수.. 2022. 11. 3.
표지 나왔습니다. 2022. 10. 6.
출간임박! 표지 시안 최종 2022. 9. 23.
수목인간 개정판의 한 토막: 의자 이야기 어떤 목재 가구는 태어나 죽어갈 운명인 어느 나무와 어느 인간의 유한한 삶을 초월한 듯했다. 자기의 살을 부지런히 부풀리려 한 어느 나무의 삶과 더 멋진 디자인을 태동시키려는 어느 인간의 정신이 혼효되어 불멸의 분위기를 띠는 가구로 탄생했다. 좋은 사례는 영국과 중국에서 제작된 몇몇 의자들이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좋은 의자를 만드는 것이 고층 건물을 짓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대체 어떤 것이 좋은 의자란 말인가? 영국산인, 잘 만들어진 윈저 체어Windsor chair 앞에 있노라면 수다한 생각이 순식간에 밀려든다. 물푸레나무와 자작나무와 느릅나무의 영령[유령]이 어른거리는 (물푸레나무나 참나무로 둥근 꼴의 등받이를 만들고, 자작나무로 봉을 만들어 끼우고, 느릅나무로 그 좌판을.. 2022. 9. 2.
새 책 <포스트 성장 시대는 이렇게 온다> 추천사 잭슨은 코로나-19 팬데믹 봉쇄라는 거울을 통해 자본주의의 죄악뿐만 아니라 희망의 재생을 본다. 많은 가르침과 격려를 주는 읽을거리! ─허먼 데일리 ( 저자) 포스트 성장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상 가운데 하나이며, 팀 잭슨은 포스트 성장의 가장 강력한 주창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 눈부신 신간을 놓치지 말라. ─제이슨 히켈 ( 저자) 단호하면서도 명석한 안목을 제시하는 잭슨의 책은 과거와 현재에 걸쳐 오도된 경제 신화가 선사해온 안락한 확실성 너머의 모험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잭슨은 나의 아버지 로버트 케네디가 남긴 말들을 실 삼아 우리 경제의 핵심 토대에 관한 포괄적이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이해를 짜들어가며, 성장에 관한 우리의 전제가 자연 법칙이 아니라 오히려 이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 그.. 2022. 8. 29.
생존이 번영이다 < 여유가 번영이다 아침에 인류세, 기후위기 시대엔 “생존이 번영이다”라는 모토가 필요하다는 말을 아이 엄마에게 던졌다. 늘 하던 말은 아니고, 늘 하던 생각이 오늘은 이런 문장으로 내 입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생존이 번영이다. 한마디로, 인류의 꿈은, 한국인의 꿈은 소박해져야만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류의 대단한 성취, 민족의 중흥 (“누리 호 우주경제 시대” 운운) 같은 20세기 식 꿈에서 깨어나, 생존을 꿈꿔야 하는 시대. 지구의 “목소리”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생존을 꿈꾸고 모색하고 궁리하고 계획해야 한다. 하지만 “생존”이라는 말 자체는 곱씹어보고 들춰볼 필요가 있다. 생존한다는 건 무얼까? 단지 살아남는 것? 어떻게 해서든, 무얼 먹든, 어떤 상태로든? 연명치료로 생존하고 있는, 뇌사 상태의 환자는 생존하고 있는.. 2022. 8. 29.